환경부 늑장 대응에 영산강 뒤덮은 '미국가재'

입력 2019-09-02 16:10   수정 2019-09-03 03:01

지난해 ‘생태계 위해성 평가 1등급’을 받은 미국가재, 일명 ‘클라키’(사진)가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직까지 미국가재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확정하지 않아 피해를 키우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1일 미국가재를 생태계 교란종에 추가한다는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그러나 최종 지정은 관련 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일러야 9월 말께 확정된다. 국내에서 갑각류가 생태계 교란종에 추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가재는 높은 번식력으로 국내 하천을 빠른 속도로 장악하고 있는 생물이다. 토종 수생 생물의 먹이를 뺏는 것은 물론 높은 질병저항력으로 전염병의 매개체 역할을 해 국내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럽에서는 100대 악성 외래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전남 영산강 지류와 전북 만경강 일부에서 번식이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번식이 확인된 것은 호남지역이지만 경기지역에서도 목격되는 등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했다.

환경부가 미국가재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려면 국립생태원의 평가를 먼저 거쳐야 한다. 국립생태원은 이미 작년 말 미국가재를 생태계 위해성 1등급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8개월이 지난 최근에 와서야 생태계 교란종에 추가한다는 행정예고를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관련 행정부처는 물론 민간 사업자들과도 의견 조율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동안 미국가재가 애완동물 가게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버젓이 팔렸다는 점이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생태계 교란종을 수입하거나 자연에 함부로 방류한 경우 징역 2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생태계 교란종 지정이 확정된 뒤에야 이 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미국가재는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고 국내 수생태계에 미칠 영향력이 커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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